일본은 벌써 몇 달째 미칠듯한 폭염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보통 저희 지역 같은 경우에는 8월에 시작하는 축제가 끝나면 바로 비가 쏟아지고 가을이 시작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만, 올해는 이상 기후로 인해 매일 매일이 기본 34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역 특성상 여름에도 30도를 넘어가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간의 일기예보에 따르면 2주 전부터 비가 온다 온다만 하고 매일 하루씩 비오는 날이 미뤄지고 미뤄지고 하여, 어느덧 9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만, 오늘 오후부터 선선해지는 것을 보니 빠르면 내일 비가 와줄 것 같습니다.
제가 주로 작업하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은 처음 이사할 때 괜찮겠지 싶은 마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더니, 방자체의 온도도 그만큼 쭉쭉 올라가, 최근의 두 달 정도는 일사병 증상이 지속되어 방 자체를 장시간 사용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덕분에 본의아닌 프라모델의 내구성 테스트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높은 습도와 온도로 프라모델이나 도료, 도구(특히 접착 시트나 데칼) 등 여러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만, 거의 무사하였습니다. 문제를 보인 것은 타미야의 화이트 퍼티. 바르고 정리해둔 부분이 갈라지는 것은 물론, 튜브 자체도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퍼티 자체도 사둔지 꽤 오래 된 물건(10년 정도) 이었고, 퍼팅 전 접착을 했던 접착제 역시 거의 물엿과 가까울 정도로 찐득함이 느껴지는 지라(역시 10년 정도), 창고의 새 상품을 개봉하였습니다.
다시 프라모델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도구 정비 차원에서 기존에 쓰던 낡은 줄을 각각 손에 맞는 제품들로 바꾸었습니다. 20년 넘게 사용한 타미야의 3점 세트. 참고로 지금의 타미야 제품은 손잡이가 좀 더 길어지고 타미야의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바꾸게 된 제품은 빨간 손잡이의 미네시마의 삼각 줄(사실 타미야의 줄 세트는 미네시마의 OEM제품입니다.) 사각 부분의 면을 각 각 다듬는데 매우 좋습니다. 가격이 240엔 밖에 안한다는 점도 아주 큰 매리트 입니다.
파란 손잡이의 GSI의 프리미엄 줄 시리즈의 MF6번 제품. 모양이 험하여 사포로는 갈 수 없는 부분을 아주 곱게 갈때 참 좋습니다. 타 메이커의 뾰족줄보다 굉장히 얇아서 매우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가격은 약간 높아 835엔정도.
그리고 나무 손잡이의 갓핸드의 미니야스리. 이게 정말 명기 입니다. 앞면 뒷면으로 촘촘함이 달라서 도구를 바꿔가며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인데요, 사용할 때 나무의 끝부분이 손바닥의 중앙에 오게 되어 있어, 힘조절도 쉽고, 줄의 가공 자체가 상당히 정밀해서 한번 사용해 보시면 계속 사용하게 돌 정도로 좋은 제품입니다만, 가격이 2970엔으로 상당히 비싼 가격 입니다. 하지만 써보시면 아니, 손가락으로 줄의 표면을 그냥 슥 하고 만져만 봐도 그 진가를 아는 제품이기에 너무 너무 추천드립니다.
단, 장점에서 오는 단점이 한가지 있는데 줄 표면이 상당히 정밀하다 보니 청소가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줄은 안쓰는 칫솔로 결대로 쓸어주면 깨끗히 됩니다만, 왠만해서는 가루가 잘 떨어지지 않아 고민이 많았습니다....만.
프라모델의 친구 100엔샵. 다이소에서 20000본의 칫솔이라는 무시무시한 물건을 내놓아준 덕분에 아주 간편하게 청소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 파츠를 사포질 하며 프라모델에 생기는 가루나 찌꺼기도 이것으로 깨끗이 정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프라모델러들 사이에서 대 인기의 제품이라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는 바람에 저도 아직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다이소 공식 제품이니, 아마 한국에도 금방 발매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 날씨도 선선해지고 도구도 새롭게 바뀌었으니 밀린 리뷰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그간 무소식에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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